How to read a book 일본어 버전으로 재독중.


0.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는 적극성을 잃지 않는 것이다. 독서를 수동적인 행위로 생각하는 것만큼 잘못 된 것은 없다. 단지 눈에 보이는 문자의 뜻만을 좇는 것은 큰 병폐를 초래한다. 언어는 본질을 가리키는 표지판이며, 그 표지판 앞에 계속 서있어도 목적지에는 도달할 수 없는 것이다. 근래에 독서에 대해 적지 않은 회의를 느낀 것은 표지판만 바라보면서 자신이 정체되어 있는 이유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1. 인도의 한 성자는 모든 것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눈 앞의 사물을 단지 빤히 쳐다보고 있다고 해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물이나 현상을 통해서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는 질문이라는 노력을 지불해야만 한다. 누군가 호기심을 신의 선물이라 부른 것은 이런 연유에서라고 생각해본다. 호기심은 질문을 이끌어내는 가장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대상에 대한 관심 그 자체로 새로운 지식을 이끌어 내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대상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지는 못하나 그것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면, 무미건조한 일상으로 인하여 생계 이외의 것에 대한 관심이 메말라버렸다면, 의식적으로 질문하는 습관이 차갑게 식은 마음에 좋은 땔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by 카오 | 2009/06/12 20:23 | 생각 | 트랙백 | 덧글(1)

잡담

1. 블로그를 정기적으로 갱신한다는 것은 생각보다도 계획이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예전보다 취미활동에 투자하는 시간도 적어졌고, 필력도 점점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예전에 쓴 글일 수록 더 가치없게 느껴지는 일이 많다. 지금은 동기부여가 부족한 것일까?)

2. 원래 뭔가 제대로 해보는 일이 없어서 분류도 엉망진창이고 쓰는 글도 특별한 주제없이 횡설수설 할 때가 대부분이지만, 역시 그렇게 해서 글을 써봤자 만족감 같은 것은 거의 일지 않는다. 독서와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것도 자신의 성장에 결부되지 않으면. 아니면 일상의 잔잔한 사건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한다던가.

3. 얼마전에 읽은 <카네기의 말하기 교실>에서 인용되었던 말인데, 인간은 구체적인 사물로 사고하지 추상적인 개념으로 사고하지는 않는다는 말이 있었다. 철학자가 듣는다면 충분히 반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말이지만 나는 이 말이 크게 와닿았다. 정의, 사랑, 신념, 이런것들은 정말 멋지고 훌륭한 말들이지만, 결국 더 중요한 것은 실천이고 경험인 것이다. 책을 읽고 비판하는 것은 너무 쉽다. 행동은 수만배 어렵지.

4. 그런의미에서 자기만족이라는 것은 참 쉬운 것이다. 중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이상, 오바마도 화장실을 가는 것처럼 아무리 큰 대의를 가지고 있더라도 소박한 면이 없을 수는 없는 것인데. 현실에서의 작은 마찰도 엄청난 고통으로 확대해석하며 비장함으로 위장하는게 인간... 특히 내가 그렇다.

5. 먹고 싶은 건 없는데 배고프다. 저녁 뭐 먹지?

by 카오 | 2009/05/15 18:23 | 끄적임 | 트랙백 | 덧글(3)

네이버가 한 건 했네

이건 좀 감동입니다.

http://inside.naver.com/dna

by 카오 | 2009/04/30 21:12 | 메모 | 트랙백 | 덧글(2)

릴랙스 릴랙스 떴어요 그녀가

오늘은 Mark Vagins씨의 강의 세번째 시간이었다.

프리젠테이션 자료의 첫 화면에 쓰인 캐릭터를 어디서 많이 본 듯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제는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고등학교 시절 무한반복 시청했었던 '떴다 그녀'의 토끼(도키)였다.

이번 강의의 주제는 How to tell a good story. 좋은 이야기의 요소에 꼭 언어가 들어가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재료로 삼박자의 플래쉬를 활용한 것이다.

아, 생각지도 못한 것에서 그리움을 발견하게 될 때의 기쁨이란.

더 기뻤던 것은 이 짧은 애니매이션이 한국에 대해 드라이한 뉴스만 접해왔을 동경대 대학원 이학계연구과 학생들에게 상당히 좋은 반응을 가져다 주었다는 것. 굳게 닫혀져 있던 입술들 안에서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지난 편에서 묘사한 학생들의 태도와 대비해 보면 어느정도로 좋았는지 감이 올것이다.)

역시 가장 인간적인 것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인다.

나와 같은 세대라면, 삼박자란 프로젝트명을 기억 못할 수는 있어도  '떴다그녀'라는 플래쉬 애니매이션은 한 번쯤 관람한 적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움에 잠기면서, Vagins씨의 강의 내용을 같이 한 번 되집어 보면서, 어색해도 미워할 수 없는 예쁜 사랑이야기를 다시한번 즐겨보길 바란다.


- Key elements in storytelling
1. Introduction of main character(s) the audience cares about, can relate to, identify with. (고양이인 나비와 토끼인 도키)
2. Something happens which causes them to take action. 
(둘의 만남, 도키는 나비에게 첫눈에 반해버림)
3. The story's hero faces obstacles, challenges on journey. 
(종간 잡종에 대한 거부반응으로 나비 도주)
4. Turning point, or climax of action. 
(도키의 끈질긴 구애로 나비 체념)
5. Conclusion - hero wins heroically of fails tragically. 
(사랑이 결실을 맺음)

by 카오 | 2009/04/27 20:30 | 일상 | 트랙백 | 덧글(0)

릴랙스 릴랙스

지난 6일 첫 수업이 있었다.

4교시에 과학영어연습이란 과목에 출석했다. Syllabus에 수업의 목적이과학영어나라(직역)에서 살아남기라고 써져있었지만, 강사인 Mark Vagins氏가 의도한 실제 취지는 그와 달랐다. 커뮤니케이션수단으로서 영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언제 어디서든지 써먹을 수 있도록 익숙해지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가 강조한 덕목(?)이 두가지 있었는데, 첫번째가 Fun, 두번째가 Relax였다.

180후반으로 보이는 커다란 키에 불뚝나온 배, 덥수룩한 수염에 알로하 셔츠를 입은 그의 얼굴은 한순간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말로 하지 않아도 존재자체가 Fun and Relax를 주장하는 느낌이랄까.

수업 초반에 YouTube에 접속해서 U2의 Vertigo MV를 보여주고, 여러분은 이 수업을 통해서 락스타가 되야된다는 이 털털한 털보아저씨.

자, 그럼 우리 이학계연구과 대학원생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역시나 동경대, 집중력만큼은 최고다. 성실함 없이는 여기까지 올 수 없었겠지. 끝내주는 집중력이다.

미간에 힘을 주고 강사가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려 하지 않는자세, 정숙한 분위기 속에 옆사람과의 잡담 한마디 들리지 않는다.

팔장을 끼고 엄청난 난문에 봉착한 자세로 수업에 임하는 남학생, 곧은 자세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응시하는 여학생...

가장 대박은 Fun, Relax를 필기하고 있는 학생이었다.

나는 깨달았다. 아니, 훨씬 예전부터 지각하고 있었지만 이 날 일 덕분에 다시금 인생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다.

일본 국립대학의 자연계열로 진학함으로 인해 그동안 스토아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을 보아왔다.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삶을영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그들은 소극적이고 자신없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나로서는 많은 쾌락을 뒤로하고 면학에 자신의 대부분의 시간을 희생하는 그들을 한편으로 존경하고 있었다.

그러나, 학기 첫 영어수업에서 내가 지켜본 이 광경은...

만약 이번 학기가 끝날 때까지 나를 비롯하여 이 수업을 듣는 수강생 모두가 진정한 의미의 Fun, Relax를 배울 수 있다면, 나는 감히 그것을 기적이라 부르겠다.

Richard Feynman playing bongos

by 카오 | 2009/04/08 21:09 | 일상 | 트랙백 | 덧글(8)

2009년 3월 CERN 방문

3/7
 새벽 6시, 휴대폰 알람에 잠에서 깨어나니 주위가 온통 밝았다. 어제 3벽 3시까지 旬家에서 술을 마시고 들어와 불도 끄지 않고 그대로 잠들어 버린 것이다. 관서공항에서 9시 50분 비행기를 타려면 적어도 호타루가이케에서 7시 출발 공항버스를 타야했다. 그러나 전날까지 거의 여행채비를 해 놓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7시에 집을 나와서 겨우겨우 7시 반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공항에 도착해서도 마음은 급했다. 엔을 스위스 프랑으로 바꿀 겨를도 없이 JAL 창구에서 체크인을 마쳤다. 게이트로 이동하면서 이시바시의 바에서 자주 보는 남자를 보았다. 그다지 좋은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말을 건 적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지나쳤다.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는 Rockin' Chair 에서 일하던 시절 가끔 오던 男色놈이 내 바로 앞 왼쪽 좌석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니 오늘 무슨 날인가 하는 생각이 다 들었다.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과 함께 있었는데, 잠간 눈이 마주쳤으나 서로 아는 척은 하지 않았다.

 런던 Heathrow 공항에서는 당연하지만 주위가 온통 British English였다. 이렇게가지 가까이에서 영국인들의 억양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신선했다. Geneve행 비행기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다가 공항 여직원이 동료에가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Shut up'이라고 하는데 묘하게 섹시하게 느껴졌다. 이것이 영국식 억양의 매력인가.

 Heathrow에서 Geneve까지는 British Airlines를 이용했다. BA의 기내는 JAL의 조용한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앞 좌석에서는 영국 청년들이 맥주를 마시며 앉았다 일어났다 왁자지껄 떠들고 있었고, 전체적으로도 가벼운 대화를 하는 승객이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Geneve에 도착하니 지금가지의 긴 여정 중에는 없었던 긴장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프랑스어도 모르고, 스위스 프랑에 대한 금전감각도 없는 상태에서 앞으로 5일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진짜 아무 대책없이 왔구나 하는 실소(失笑)가 다 나왔다. 사실은 공항에서 CERN까지 이동하는 것이 첫날 여정에서는 가장 큰 과제였지만 말이다. 일단 버스타는 것은 포기하고 택시를 잡았지만, 영어를 못하는 기사분이셨기에 전혀 커뮤니케이션을 취할 수 없었다. 목적지인 CERN의 글자를 보여주고 나서야 겨우 통할 수 있었다. 이동 중에는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호스텔이 갑자기 떠올라서 별별 상상을 다 했다.

 CERN 입구에 도착할 때가지 주고받은 말이 "Only French?", "Yes."를 포함해서 다섯마디 밖에 안 되었다. 그 중에서 세 마디는 못 알아들었다. 결국 마지막에 내가 아는 유일한 프랑스어인 'Merci'가 통하기는 했지만, 이 일 때문에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렇게 우여곡절해서 CERN內의 숙사까지 도착하고, 앞으로의 일정동안 신세지게 될 쿠로다씨와도 인사했다. 이번 CERN 방문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기대가 크다. 낮에는 시설견학을 하고 프로젝트의에 대한 개관까지 설명을 들을 예정이기 때문에 시차로 인한 영향은 무시하고 잠을 청한다.

3/8 맑음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일어났지만, 전날 일기를 쓰고 있으니 시간이 훌쩍가서 금새 쿠로다씨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이 되었다. 전날 샤워를 하고 잤더니 머리가 심하게 헝클어져 있었지만, 시계를 봤을 때는 이미 다시 머리를 감기에는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모자를 집어들었다.

Bldg501 1층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소변을 보려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화장실이 보이지 않앗다. 밤에 목이 말라도 자판기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고, 여러 시설의 위치를 도무지 파악할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화장실은 지하에 있었다.)

 9시 반 경에 쿠로다씨와 만나서 AD(감속기)가 있는 Bldg193을 둘러보면서 ASACUSA 프로젝트와 시설에 관한 개략적인 설명을 들었다. 그 중 한 실험의 최종목표는 반수소의 생성, 포착, 자기모멘트 및 분광스펙트럼 측정이었다. 수소에 대해서는 상당히 높은 정밀도의 측정결과가 축적되어 있으므로, 반물질인 반수소에 대해서 오차 10의 -6승 이하이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다면 CPT대칭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력에 대한 화제도 나왔다. 만약 반수소가 중력에 대해서 종래의 입자와는 다른 반응을 보일 경우 (예를 들어 중력반대방향의 힘을 받을 경우) 물리학계에는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하나, 아직까지는 그 전 단계에 발이 묶여 있기 때문에 공론화 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했다.

by 카오 | 2009/03/07 22:43 | 일상 | 트랙백 | 덧글(2)

Just the two of us - Grover Washington Jr.

최고다. 저 양동이같이 생긴 타악기 이름이 궁금하다. 갖고싶다. 솔로가 아주 죽이는구만.


유튜브에 어쿠스틱으로 커버한 사람들의 동영상이 꽤 있어서 감상하다보니 나도 연습할 마음이 생겼다. 어쿠스틱은 후배한테 팔아버려서... 클래식 기타 가지고 학교가서 연습하다 왔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곡이다.

by 카오 | 2009/01/24 01:01 | 트랙백 | 덧글(1)

기억

기억이다. 기억이 사람을 만들고 그 다음 행동을 결정하게 만든다. 기억이 없다면 과거에 대한 모든 논쟁도 사라질 것이고, 기억이 없다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 또한 불가능 할 것이다. 공부를 하는 데에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것 또한 기억이다. 아무리 암기위주의 교육이 비판받는다고 하여 사고의 재료없이는 그 어느것도 재생산 할 수 없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필력이 늘지 않는 원인의 일부는 이것에 기인한다. 책을 덥고 생각해보자,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 이 책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고 있으며 어떤 내용이 쓰여져 있는가. 자문해본다면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아닌지 금방 자인할 수 있다.

어떤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기억한다는 것은 곳 그 사실 자체를 사랑한다는 것이고 집착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지러진 방안에서 무언가를 찾으려고 하면 오랜 시간이 걸리듯이, 기억도 정리가 필요하다. 막무가내로 구겨넣은 정보는 금새 잊혀져 버린다.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는 정보와 정보사이에 다리를 놓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다리가 있으므로 해서 비로소 정보는 단순한 지식이나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사유로서의 의미를 가지게 되며, 사상으로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게 된다.

어떤 사상가는 자신의 정신을 정리하는데는 몇날 며칠이 걸린다고 말했으나, 그것은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타당한 말일 것이다. 정신을 정리한다는 것은 기억의 재구성이며, 재생산이다. 이 작업이 위대하다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정신의 정리 혹은 사색이라고 하는 것은 개인의 능력에 의하며, 범인은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착상의 집합을 언어화시키는데 어려움을 느끼지만, 재능이 있는 사람은 여기에 일관된 흐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by 카오 | 2009/01/04 18:24 | 생각 | 트랙백 | 덧글(9)

교토여행 계획

칸사이에 남아있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동경으로 이사하기 전에 좀 더 이 지방을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달 23일이 휴일이니 장래 돈놀이 하는 것이 꿈인 친구와 함께 당일치기로 교토에 다녀오기로 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아무것도 세워놓지 않았지만, 주목적은 교토에 남아 있는 옛 백제의 흔적을 확인하는 것이다. 여행계획을 세워 놓기 전에 사전 조사를 좀 해봐야 할 듯 하다. 여행책자에 큼지막하게 사진이 첨부되어 있는 외국인들만 바글바글한 곳 말고 진짜 가서 무언가 느끼고 싶은 곳이 있다면 좋겠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262&aid=0000001223

by 카오 | 2008/12/10 16:52 | 메모 | 트랙백 | 덧글(8)

소년에게

소년
그대는 지금 가슴속에 위대한 야망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언젠가 현실이 될 환상이며
또한 그대가 그것을 이루었을 때 잃어버리게 될 즐거움이기도 하다
그대는 그것을 이룰 때까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소년
그대는 경험이 직관을 잡아먹도록 놔두어서는 안된다
그대에게 그대의 친구를 억압할 권리가 없듯이
그대의 정신으로부터 자유를 빼앗아서도 안된다
그대를 지배할 수 있는 것은 그대 자신뿐이니까

소년
그대에게도 단 것을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음을 잊지말라
진한 향수가 은은한 풀내음으로 변했을 뿐
쓰다고 해서 진리는 아닌 것이다
시련은 성장을 위한 발판이지 목적 자체가 아니므로

언젠가
그대는 지금 그대가 하는 말들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억을 업신어겨서는 안된다

살라
집착이라는 신발을 버리고
한낮의 모래사장 위를 천천히 걷는 것처럼

by 카오 | 2008/12/08 22:39 | 끄적임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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